퇴직한 엄마와 함께 홈오피스를 쓰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
23평 거실 홈오피스를 만들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책상이 아니라 우리의 하루였다
처음 홈오피스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책상과 의자를 바꾸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오래 사용하던 캠핑테이블을 일반 책상으로 바구고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모든 공간이 완성되고 실제로 생활해 보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제품이 아니었다. 엄마가 퇴직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고, 서로의 생활 패턴과 일하는 방식까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번 글은 제품 리뷰가 아니라 함께 일하며 생긴 변화와, 그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들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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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거실 홈오피스 |
왜 같이 일하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는가
사실 처음부터 엄마와 함께 일할 공간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캠핑테이블에서 몇 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언젠가는 책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익도 많지 않았고, 나 혼자 사용할 공간에 큰돈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스피커가 고장 나면서 하나씩 제품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올해 어머니의 퇴직이 결정되면서 계획이 완전히 바뀌었다. 퇴직 후에도 블로그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 하셨고, 그렇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사용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거실은 생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함께 일하는 것이 어색했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혼자 일할 때는 쉬고 싶으면 쉬고, 음악을 크게 틀어도 되었고,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런데 이제는 하루 대부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계속 말을 걸게 되었다. 예전에는 주말 정도에만 오래 함께 있었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같이 있으니 사소한 이야기도 많아졌고, 잔소리도 하게 되고 듣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리듬을 맞추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거실이 조용하다. 엄마는 모니터로 전자책을 읽고 있고, 나는 공연 정보를 정리하며 글을 쓴다. 키보드 소리만 들리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커피 마실래?"라는 말이 하루의 첫 대화가 된다. 이제는 이 시간이 가장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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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 후 새롭게 만들어진 작업 공간 |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규칙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규칙도 생겼다.
업무 시간에는 서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신 쉬는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서 업무 이야기를 하거나 일상 이야기를 나눈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크게 늘었다. 원래는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일하고 싶었지만 서로 듣고 싶은 음악이 다르다 보니 업무 시간에는 이어폰이 더 편했다.
점심시간도 달라졌다. 혼자 일할 때는 점심을 거르거나 늦게 먹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엄마도 나를 많이 배려해주신다. 내가 집중하고 있으면 먼저 말을 걸지 않으셨고, 전화가 오면 작은 방에서 통화를 하신다. 내가 마감 중인 것을 보면 조용히 기다려주시고, 약속이 있는 날 일찍 일을 마치는 것도 이해해주신다.
혼자 일할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
혼자 일할 때는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결정했다.
오늘 쉬고 싶으면 쉬고, 일이 적으면 조금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가 쉬면 엄마가 그 일을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커졌다.
오히려 그 덕분에 집중력은 더 좋아졌다.
예전에는 캠핑테이블에서 40분 정도 작업하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두세 시간 정도는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환경도 달라졌지만 같은 공간에서 누군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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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반복되는 홈오피스 작업 루틴 |
함께 일해서 좋았던 점
같이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점심을 함께 먹고, 운동도 함께 가고, 업무적인 문제도 바로 이야기하며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도 직장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고, 나 역시 혼자 일할 때보다 더 꾸준히 일하게 되었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컴퓨터에 익숙한 내가 도와줘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엄마가 "집에서 일하는게 생각보다 좋네." 그리고 "아들이 엄마를 위해 많이 노력해주는 게 느껴져서 좋아."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지금까지 고민하며 공간을 만든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앞으로 나는 결혼을 하게 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러면 지금처럼 하루 종일 엄마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집은 쉬는 공간이고 일은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서도 함께 일하고, 같은 공간에서 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홈오피스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책상과 의자를 산 것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새로운 일상을 만든 것 같다.
내년에 새로운 집을 꾸미게 되더라도 지금 이 거실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앞으로 공간을 만들 때마다 기준이 될 것 같다.
23평 거실 홈오피스를 만들며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공간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하루였다.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23평 거실 홈오피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이 공간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과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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